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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

백수일기_08: 미즈컨테이너, 최악의 하루

백수일기

08





컴활 시험을 시원하게 말아 먹었다


엑셀은 생각보다 쉬워서 놀랐고 

엑세스는 처음 보는 문제가 나와서 손도 못댔다


유동균 선생님을 원망원망하며 

질문 게시판에 '듣도보도 못한 ADO 개체가 나왔다'며 

ADO 개체 설명해주신 회차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내가 듣다가 이건 어려워서 나와도 틀릴거야 하고 스킵했던 거였다

유동균 선생님.. 죄송해여..

근데 다시 공부해보니 나왔어도 틀렸을 문제가 맞아서

다행이다(?)


컴활을 보고 (옆)동네 친구와 

개봉만을 기다리고 기다리던 최악의 하루를 보기 위해 만났다

그 전에 밥을 무구야지




오랜만에

진짜 오랜만에

미즈컨테이너에 갔다


강남점은 안 간지 거의 3년이 다 되어가고

홍대점도 1년은 넘은거 같다


오랜만에 가는거라 찾아가는데

미즈컨테이너 컨셉이 컨셉이다보니

웬 공사판이 있길래 망한 줄 알았다

아고




컨셉 확실한 미즈컨테이너


홍대점은 테이블 바로 뒤가 창이 뚫려있다

날씨도 좋아서 굿굿




미즈 오면 무구야지

샐러드 파스타




떠먹는 피자도 나왔다

도우가 일반 도우, 스위트 도우 선택하게 되어있어서

스위트 도우를 선택했는데

꼭 핫케이크 맛이 났다

.....


친구랑 샐러드 파스타를 먹는데

친구가 물었다


야 우리 만나서 풀 먹은 적 있어..?

음.. 어제 고기랑 먹은 상추..?


그렇다

만나서 풀 먹은 적이 없다




오늘의 메인 이벤트

최악의 하루를 보러 상상마당으로~~

상상마당 영화관은 어마어마하게 조그마하다

그만큼 스크린도 작고 좌석끼리 다닥다닥 붙어 있는 느낌이 좀 있어서


다음엔 웬만하면 상상마당으로 안 갈 것 같지만

워낙 좋은 예술 영화들을 상영해주니까

안 가봐야 내 손해겠지 그렇지


그나저나 친구랑 나랑 엄지가 디게 닮았다 히히





영화가 주는 것 없이 참 간질간질하다


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감상을 남겼는데

티스토리가 날려먹었다

네이버로 갈아탈까 ㅡㅡ++




영화가 주는 것 없이 참 간질간질하다

마음에 없는 사람에게

마음에도 없는

"나중에 연락할게요"

라고 말하는 은희를 보면서

저렇게 해야 연애를 하는 것인가 충격을 받다가도

나도 모두에게 같은 사람일 수는 없기에 이해가 간다

그게 100% 내 모습이 아니라고 해서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니니깐


영화를 보는 내내

성적 긴장감 없는 홍상수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엔딩을 보며 기분이 좋아져서 그 생각을 취소하기로 했다

약간은 진부해서 놀라긴 했지만..


권율과 이희준이 나오는 장면들도 재미있었고

가장 뚜렷했던 캐릭터들이었지만

료헤이가 나올 때가 가장 좋았던 건

아마 내가 이와세 료에게 크러쉬 당했기 때문일 거다

........

나는 가끔 내 이상형과 정반대인 사람에게 치이는 경우가 많은데

차분하고 조용조용하면서도

자기 일에는 열정적인 작가의 이미지가

이와세 료에게 참 어울려서 일거다


어두워져서 착 가라앉은 남산 산책로를 걸으면서

영어로 더듬더듬 이야기 하는 장면이 참 좋았다

왜 그런거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과 낯선 언어로 대화 하는거

특히 그 언어가 둘 중 누구의 모국어도 아니어서

서로가 어색하고 낯선 감정을 공유하는 거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전에

상대방과 내가 같은 느낌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아는 건

갑자기 더 친밀감을 느끼게 해주니까

그리고 한예리의 연기가

정말 현실 영어 연기여서 더 좋았다


서촌의 아기자기한 골목들이 배경이 되는 장면들을 기대했는데

생각지 못했던 남산 산책로가 많이 나왔다

나는 남산타워도 안가봤고

더더욱 남산 산책로는 가보지 않아서 낯선 곳들이었다

이번에 동국대에 수업 들으러 갔을 때가 아마 남산과 가장 가까이 있던 시간들이었을거다

낯선 배경이기에 더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영화를 보고 나오자마자 감독님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했다

사진들이 참 한결같고 마구 취향저격을 해댄다

본인과 영화가 무척 닮았다

료헤이와 비슷한 분위기인 것 같기도 하고

감독님 다른 영화들도 찾아보기로 마음 먹었다


심심한 영화가 취향이라면 추천

심심한 영화가 취향이 아니더라도

이희준 킬링파트에 안 웃고 넘어갈 수가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희준이 주인공인 것 같아

심지어 특별출연인데도